지혜롭게 관계 맺기|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2025-05-22

지혜롭게 관계 맺기


법상 스님 목탁소리 지도법사



지혜롭게 대인관계를 맺으려면

이 세상을 살다 보면 무수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내 마음에 맞는 사람도 만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만난다. 우리가 이처럼 양극단의 사람들을 두루 만나는 것은 그러한 삶을 통해 중도를 깨닫고 의식의 성숙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마음에 드는 사람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려 한다면 결코 성숙과 깨달음은 없다. 

그 사람이 자식이든, 아내든, 친구든, 동료든 그들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성격도 나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나를 깨닫게 해주고자 나를 찾아온 우주적인 파트너다. 

물론 그들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그 문제로 인해 당신이 괴로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바꾸려 들지 말라. 그들은 그들이 가진 독특한 문제와 단점들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우주로부터 온 영적인 도우미이며, 내 성장의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방편으로 말해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를 대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그들이 바뀌기를 바라기보다 내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살피라. 그들은 어지간해서 바뀌지 않는다. 그가 나를 찾아온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내 안에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고, 삶의 지혜를 주기 위해 그들은 나를 찾아온 것이며, 근원에서는 내 안의 어떤 문제들이 그들을 내 삶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들이 내게 온 이유는 전적으로 내게 있다. 그들은 내가 변화됨으로써 나의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혹은 지혜를 얻고 성장할 때까지 그들의 고집을 꺾지 않을 것이다. 

상대를 바꿀 수 없다면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렇다.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변화하는 것을 통해서만 그들을 근원에서 진정한 변화로 이끌 수 있다.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중요한 점은 내가 바뀌면 그들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그들이 내게 온 목적은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변화하고 성장하게 되면 당연히 그들은 목적을 완수했기 때문에 똑같은 문제로 우리를 괴롭힐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함을 안다면 어떻게 내가 바뀌어야 하는 것일까? 사실 애써서 바뀔 필요는 없다. 그저 지금 이대로,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그저 내버려두면 된다. 있는 것을 있도록 허락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 하는 것에 가깝다. 내 식대로 판단 분별하던 것을 그저 하지 않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내 앞에 나타난 모든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헐뜯거나 탓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을 내 뜻대로 바꾸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있는 그대로 허용해줄 것이다. 모든 것은 진리로써 여기에 온 것임을 받아들일 것이다.

이 아무것도 아닌, 단순한 전환이 당신 삶의 전부를 송두리째 바꾸어줄 것이다.


깨달음의 기회

누군가가 나에게 비판을 한다면, 혹은 댓글을 통해 악플을 달아온다면, 당신은 그때 둘 중 하나의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첫째는, 그 비판에 휘둘리면서 화를 버럭 내며 ‘이따위 비판을 한 녀석이 누구야?’, ‘너나 잘해라’ 등의 말들을 혼자 지껄이며, 그 비판과 악플의 고통을 받아 고통에 빠지는 것,

둘째는, 그 비판을 통해 평소에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던 것,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던 것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공부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사실 어지간히 친한 사이라고 할지라도 나의 잘못에 대해 냉정하게 말해주기는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더 심해진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 그때부터는 아랫사람이 ‘예스맨’이 되어, 내가 하는 말을 최대한 긍정하며, 부정이나 비판은 아예 하지 않을 확률이 커질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에게 비판을 하거나, 악플을 달아주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깨달음의 기회인가?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 기회를 통해 내가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귀를 닫고 살았다면 전혀 깨닫지 못했을, 혹은 듣기 싫었던 나의 단점을 냉정하게 깨닫게 될 수 있다. 그것을 통해 잠시 마음은 아플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도 있고, 나아지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나의 단점을 발견해서 고칠 수 있는 기회란 흔하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기회는 더욱더 찾기 어려워지니, 이런 기회를 얻었다면, 나는 영적으로 늘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자기를 깨닫는 일, 나아지는 일, 성숙해지는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욱 비난과 비판, 악플과 욕설을 들을 때, 그 말 속에서 내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만 관심을 기울이며 깨달음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다만, 그 말에 끌려다니며, 하루 종일 우울해지고, 괴로워하고, 자존감이 땅에 떨어질 필요는 없다.

그것에 휘둘리며 끌려다니는 삶 대신, 그것을 통해 깨닫고 성장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법상 스님|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을 공부하다가 문득 발심해 불심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20여 년 군승으로 재직했으며, 온라인 마음공부 모임 ‘목탁소리(www.moktaksori.kr)’를 이끌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법상스님의 목탁소리’를 통해 16만 명의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고, ‘헬로붓다TV’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상주 대원정사 주지, 목탁소리 지도법사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 『보현행원품과 마음공부』, 『육조단경과 마음공부』, 『수심결과 마음공부』, 『도표로 읽는 불교교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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