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에 대해 불교가 내리는 심리적 처방 - 사성제 수행
2024-01-17
사성제 수행
- 삶의 고통을 극복하는 지혜
불교는 괴로움에 대해 사성제라는 심리적 처방을 제공한다
불교는 괴로움이 존재하고, 괴로움에는 원인이 있고, 괴로움에서 벗어난 상태가 있으며, 그리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네 가지 거룩한 진리 즉, 사성제라고 한다. 이러한 사성제는 일종의 심리적 처방으로 펼쳐져 있다. 증상과 증상의 원인, 치유의 가능성과 치유에 이르는 길이 그것이다.
첫 번째 진리는 ‘괴로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살아있는 존재에는 필연코 아픔(pain)이 따른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런데 불교 심리학은 아픔과 괴로움(suffering)을 분명히 구분한다. 아픔은 자연 세계의 피할 수 없는 측면이지만 괴로움은 아픔과 다르다. 괴로움은 삶의 피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해 우리가 일으키는 저항적 반응이다. 아픔이 몸에서 일어난다면, 괴로움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괴로움은 우리가 집착하고 거부할 때 발생한다.
두 번째 진리는 ‘괴로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집착이 그 원인이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삶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상한 것인데도, 우리는 이 사실을 거부한 채,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삶에 집착한다는 의미다. 집착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 번째 진리는 ‘괴로움에서 벗어난 상태가 있다’는 사실이다. 즉, 괴로움에서 벗어난 경지, 괴로움이 끝난 지점을 가리켜 보인다. 아픔과 달리 괴로움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자동 반응과 두려움, 집착을 내려놓을 때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기쁘고 자연스러운 평화와 행복이 있다. 이 자유를 열반이라고 부른다.
네 번째 진리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 있다’는 사실이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이 곧, 팔정도이다. 팔정도는 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말, 바른 행동, 바른 생계, 바른 노력, 바른 마음챙김, 바른 집중의 여덟 가지를 말한다. 팔정도에서 말하는 ‘바름’은 오히려 ‘온전하다, 완벽하다, 효과적이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 여기서 ‘바르다’는 말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괴로움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는가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팔정도의 여덟 가지는 함께 상호적으로 작용한다. 하나를 깊이 닦으면 다른 일곱 가지도 함께 닦는 것이 된다. 이 길을 중도라고도 한다. 중도는 우리가 어디에 있든 지금 여기에서 평화를 찾도록 초대한다. 삶에 집착하지 않고 삶을 거부하지 않을 때 우리는 기쁨과 슬픔의 한가운데서 깨어있음과 자유를 발견할 수 있다. 중도를 따라 걸어갈 때 우리는 삶의 전일성을 확립하고 마음을 고요히 만드는 법을 터득하며 지혜로 보는 법을 알게 된다.
괴로움을 깊이 관찰하고 미소를 지으면 깨어있을 수 있으며,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괴로움을 당할 때는 자신을 진정시키고 사성제를 가이드로 삼아보자. 우선 자신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런 다음 그 고통의 성질과 원인을 살펴보자. 우리의 어떤 행동으로 지금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자. 그리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문하자. 마음을 진정시키고, 지금 겪고 있는 괴로움이라는 실체를 깊이 들여다보자. 그러면 무엇이 지금 우리에게 고통을 일으키고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자신이 겪고 있는 괴로움을 향해 미소 지으면 더 수월하게 깨어있을 수 있다. 개인으로 겪는 괴로움이 줄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슬픔과 고통에 대한 자각이 커진다. 가슴이 열리면서 모든 사물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평화로운 가슴에 머물 때 우리는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신진욱
동국대학교 법학과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Worcester State University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 MSC Trained Teacher,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공역서로 『깨달음의 길』, 『이 세상은 나의 사랑이며 또한 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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