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픔에 공감해주는 사람,
그가 진정한 소울메이트
자밀 자키 『희망찬 회의론자』, 김형경 『천 개의 공감』
정여울 작가. 『데미안 프로젝트』 저자
◦ 타인에 대한 자비가 깨달음의 열쇠
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거의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사랑’이다. 커플 간의 독점적인 사랑이 아니라 나보다 아픈 존재를 향한 자비로서의 사랑. 불교가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자비’를 더 크게 강조하는 이유는, 타인의 멀고 가까움, 타인의 조건과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는 자비야말로 궁극적인 깨달음의 열쇠이기 때문이 아닐까. 일면식도 없는 타인을 향한 그런 무조건적 사랑은 더욱 어렵다. 그가 내 피붙이거나, 그가 특별히 어여쁘고 귀여워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기에. 타인의 무참한 아픔을 보면 도망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이기심이기에. 그래서 나는 부처님이 ‘내 아기를 부디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하는 가여운 여인 키사 고타미에게 ‘사람이 한 명도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아 겨자씨를 얻어 오라’고 하신 마음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이미 죽은 아기를 애지중지 껴안고 어떻게든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인을 향해 부처님은 가타부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집집마다 한번 돌아다녀보라고 조언한 것이다. 정말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이 한 곳이라도 있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한 부처님의 혜안에 감탄한다. 여인은 결국 겨자씨를 얻지 못한다.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은 없다는 것을, 내 사랑하는 아기의 죽음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내 아기의 슬픔에만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집에는 죽음과 상실의 슬픔이 자리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깨달음의 길 위에 선다. 자비란 머리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그 애타는 헤맴의 길 위에서 발견하지 않았을까.
아이를 어떻게든 되찾고 싶었던 키사 고타미는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수없이 많은 집의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침내 부처님의 진의를 깨달은 키사 고타미는 부처님께 돌아와 엎드려 한없이 눈물짓는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덧없이 흐르고 변한다는 것, 목숨 가진 중생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반드시 꼭 겪어야만 하는 일이라고. 비로소 그녀는 출가해 비구니가 되었다고 한다.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심심 刊, 2023
◦ 사랑과 자비가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많은 사례와
실험을 통해 귀납적으로 알려주는 책, 『희망찬 회의론자』
『희망찬 회의론자』의 저자는 ‘타인은 결코 지옥이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분투한다. 다행히 그는 혼자가 아니다. 그의 싸움은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고군분투’가 아니라 ‘함께 천천히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매일매일의 실천’이다. 그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비행을 저지르는 학생들을 무조건 벌주고 퇴학시키는 문화를 없애고 학생들을 어떻게든 ‘공동체의 일원’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한 실험을 예로 든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벌부터 주기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가정에 교사가 직접 방문해 아이의 고민을 알아보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가 알고 보면 너무 힘든 환경에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 창문도 다 깨져버린 추운 집에서 ‘아이다운 삶’을 살아갈 기회를 박탈당한 상황에 처한 것을 알게 된 교사는 아이에게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그 학교는 ‘인근에서 가장 많은 아이들이 퇴학당하는 학교’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학교로 변신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를 비롯해 수많은 공동체의 협업과 회사 내에서의 작업 환경 변화를 위해 ‘냉소주의와 회의주의’가 아닌 ‘각자의 최선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실험을 통해 저자는 어떤 형태의 조직에서도 회의주의보다는 낙관주의를, 처벌 문화보다는 애정과 관심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선을 행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 좋은 일을 할 때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뿐 아니라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을 다채로운 연구 사례를 통해서 증명한다. 특히 회의론적이고 절망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사람들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다채로운 각도로 증명한다. 사랑과 자비가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부처님은 직관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중생에게 알려준다면, 현대의 과학자는 이렇게 수많은 사례들과 실험들을 통해서 귀납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희망은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마음임을 깨닫는다. 희망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비전을 비춰주면서 이를 위해 싸울 것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가는 상태를 ‘사회적 영양실조’라고 부르면서 냉소적인 태도가 삶을 얼마나 파괴하는지를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냉소적인 청소년은 비냉소적인 청소년보다 대학생이 되었을 때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냉소적인 대학생은 중년에 이르러 과한 음주를 하고 이혼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비냉소론자는 경력이 쌓이면서 꾸준히 돈을 더 많이 버는 반면 냉소론자는 재정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 냉소론자는 가슴 아픈 일과 심장질환을 겪을 확률이 높다. 한 연구에서 약 2천 명의 성인이 쿡과 메들리가 실시한 조사에 참여했다. 9년 후 177명이 사망했는데 사망한 사람 중 냉소론자가 비냉소론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 『희망찬 회의론자』 중에서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늘어나는 불안감과 우울, 식이장애, 자해의 원인은 바로 ‘고립’에 있기에 그 고립이 냉소주의와 연결되면서 희망의 회로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을 과소평가하는 것보다는 그에게서 최선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훨씬 긍정적인 것임을,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을까 봐 사람을 피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에게서 친절을 이끌어내려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훨씬 나은 길임을 보여준다. 사소한 잘못도 지적하고, 따지고, 얽매이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지닌 최고의 장점을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리더가 성공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김형경 지음, 사람풍경 刊, 2012년
◦ 외로움과 슬픔에 지친 현대인에게 각자의 고민에 맞추어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한 책, 『천 개의 공감』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은 외로움과 슬픔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각자의 고민에 맞추어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별의 슬픔에 괴로워하는 독자를 향해서는 이런 처방을 내려준다. “천둥 치듯 이별을 통보받더라도, 번개처럼 연인이 떠나더라도 아무것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이번 사랑을 통해 많은 것을 누렸고 큰 성장을 맛보았습니다. 사랑에서 이별까지, 그 모든 과정의 행복감과 불행감을 풀코스 정식으로 골고루 섭취하게 해준 연인에게 감사하고, 그의 행운을 빌어주세요. 그런 다음 한층 업그레이드된 마음으로 새로운 사랑을 맞으시면 됩니다. 다음 사랑은 더 충만하고 안정될 것입니다.” 아무리 이별했더라도 ‘사랑을 통해 내가 성장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미련을 접고, 원망도 멈추고, 그다음 사랑을 충만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따스하면서도 단호한 해결책은 곧 ‘성숙을 향한 포기와 내려놓음’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는 프로이트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삶의 진실과 정신분석의 원리를 매끄럽게 이어준다.
“삶에는 현실 원칙과 쾌락 원칙이 있습니다. 아직 주도적으로 현실의 삶을 살지 않는 아기는 즐거운 일, 만족스러운 일, 쾌락을 주는 일만 좇아도 됩니다. 그러나 초등학생만 되어도 하기 싫은 일, 불편한 일, 고통스러운 일을 해내야 합니다. 그것을 현실 원칙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일상은 현실 원칙에 속하는 85%의 일거리와, 쾌락 원칙에 속하는 15%의 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적 삶을 돌보는 능력 등은 반드시 배워야 하는 소중한 삶의 기능입니다.” - 『천개의 공감』 중에서
우리가 살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현실 원칙에 속하는 일이 85%라니, 게다가 정말로 기쁘고 재미있는 일들은 15%뿐이라니,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매일 지구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상실의 고통과 슬픔을 겪는 가운데,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무려 15%나 되는 행복과 쾌락’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눈부신 축복인가. 삶의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용량을 지닌 사람이라면, 기쁨의 ‘의미‘를 느끼는 능력은 15%를 넘어 99.9%까지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 혹독한 세상에서, 당신이 이 아름다운 책들을 통해 위로와 공감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따스한 봄이 되기를.
정여울|작가.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저자. KBS <정여울의 도서관> 및 EBS <클래스e> 진행자
당신의 아픔에 공감해주는 사람,
그가 진정한 소울메이트
자밀 자키 『희망찬 회의론자』, 김형경 『천 개의 공감』
정여울 작가. 『데미안 프로젝트』 저자
◦ 타인에 대한 자비가 깨달음의 열쇠
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거의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사랑’이다. 커플 간의 독점적인 사랑이 아니라 나보다 아픈 존재를 향한 자비로서의 사랑. 불교가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자비’를 더 크게 강조하는 이유는, 타인의 멀고 가까움, 타인의 조건과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는 자비야말로 궁극적인 깨달음의 열쇠이기 때문이 아닐까. 일면식도 없는 타인을 향한 그런 무조건적 사랑은 더욱 어렵다. 그가 내 피붙이거나, 그가 특별히 어여쁘고 귀여워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기에. 타인의 무참한 아픔을 보면 도망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이기심이기에. 그래서 나는 부처님이 ‘내 아기를 부디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하는 가여운 여인 키사 고타미에게 ‘사람이 한 명도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아 겨자씨를 얻어 오라’고 하신 마음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이미 죽은 아기를 애지중지 껴안고 어떻게든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인을 향해 부처님은 가타부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집집마다 한번 돌아다녀보라고 조언한 것이다. 정말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이 한 곳이라도 있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한 부처님의 혜안에 감탄한다. 여인은 결국 겨자씨를 얻지 못한다.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은 없다는 것을, 내 사랑하는 아기의 죽음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내 아기의 슬픔에만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집에는 죽음과 상실의 슬픔이 자리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깨달음의 길 위에 선다. 자비란 머리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그 애타는 헤맴의 길 위에서 발견하지 않았을까.
아이를 어떻게든 되찾고 싶었던 키사 고타미는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수없이 많은 집의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침내 부처님의 진의를 깨달은 키사 고타미는 부처님께 돌아와 엎드려 한없이 눈물짓는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덧없이 흐르고 변한다는 것, 목숨 가진 중생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반드시 꼭 겪어야만 하는 일이라고. 비로소 그녀는 출가해 비구니가 되었다고 한다.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심심 刊, 2023
◦ 사랑과 자비가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많은 사례와
실험을 통해 귀납적으로 알려주는 책, 『희망찬 회의론자』
『희망찬 회의론자』의 저자는 ‘타인은 결코 지옥이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분투한다. 다행히 그는 혼자가 아니다. 그의 싸움은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고군분투’가 아니라 ‘함께 천천히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매일매일의 실천’이다. 그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비행을 저지르는 학생들을 무조건 벌주고 퇴학시키는 문화를 없애고 학생들을 어떻게든 ‘공동체의 일원’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한 실험을 예로 든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벌부터 주기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가정에 교사가 직접 방문해 아이의 고민을 알아보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가 알고 보면 너무 힘든 환경에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 창문도 다 깨져버린 추운 집에서 ‘아이다운 삶’을 살아갈 기회를 박탈당한 상황에 처한 것을 알게 된 교사는 아이에게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그 학교는 ‘인근에서 가장 많은 아이들이 퇴학당하는 학교’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학교로 변신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를 비롯해 수많은 공동체의 협업과 회사 내에서의 작업 환경 변화를 위해 ‘냉소주의와 회의주의’가 아닌 ‘각자의 최선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실험을 통해 저자는 어떤 형태의 조직에서도 회의주의보다는 낙관주의를, 처벌 문화보다는 애정과 관심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선을 행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 좋은 일을 할 때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뿐 아니라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을 다채로운 연구 사례를 통해서 증명한다. 특히 회의론적이고 절망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사람들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다채로운 각도로 증명한다. 사랑과 자비가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부처님은 직관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중생에게 알려준다면, 현대의 과학자는 이렇게 수많은 사례들과 실험들을 통해서 귀납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희망은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마음임을 깨닫는다. 희망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비전을 비춰주면서 이를 위해 싸울 것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가는 상태를 ‘사회적 영양실조’라고 부르면서 냉소적인 태도가 삶을 얼마나 파괴하는지를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냉소적인 청소년은 비냉소적인 청소년보다 대학생이 되었을 때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냉소적인 대학생은 중년에 이르러 과한 음주를 하고 이혼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비냉소론자는 경력이 쌓이면서 꾸준히 돈을 더 많이 버는 반면 냉소론자는 재정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 냉소론자는 가슴 아픈 일과 심장질환을 겪을 확률이 높다. 한 연구에서 약 2천 명의 성인이 쿡과 메들리가 실시한 조사에 참여했다. 9년 후 177명이 사망했는데 사망한 사람 중 냉소론자가 비냉소론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 『희망찬 회의론자』 중에서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늘어나는 불안감과 우울, 식이장애, 자해의 원인은 바로 ‘고립’에 있기에 그 고립이 냉소주의와 연결되면서 희망의 회로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을 과소평가하는 것보다는 그에게서 최선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훨씬 긍정적인 것임을,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을까 봐 사람을 피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에게서 친절을 이끌어내려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훨씬 나은 길임을 보여준다. 사소한 잘못도 지적하고, 따지고, 얽매이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지닌 최고의 장점을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리더가 성공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김형경 지음, 사람풍경 刊, 2012년
◦ 외로움과 슬픔에 지친 현대인에게 각자의 고민에 맞추어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한 책, 『천 개의 공감』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은 외로움과 슬픔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각자의 고민에 맞추어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별의 슬픔에 괴로워하는 독자를 향해서는 이런 처방을 내려준다. “천둥 치듯 이별을 통보받더라도, 번개처럼 연인이 떠나더라도 아무것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이번 사랑을 통해 많은 것을 누렸고 큰 성장을 맛보았습니다. 사랑에서 이별까지, 그 모든 과정의 행복감과 불행감을 풀코스 정식으로 골고루 섭취하게 해준 연인에게 감사하고, 그의 행운을 빌어주세요. 그런 다음 한층 업그레이드된 마음으로 새로운 사랑을 맞으시면 됩니다. 다음 사랑은 더 충만하고 안정될 것입니다.” 아무리 이별했더라도 ‘사랑을 통해 내가 성장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미련을 접고, 원망도 멈추고, 그다음 사랑을 충만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따스하면서도 단호한 해결책은 곧 ‘성숙을 향한 포기와 내려놓음’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는 프로이트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삶의 진실과 정신분석의 원리를 매끄럽게 이어준다.
“삶에는 현실 원칙과 쾌락 원칙이 있습니다. 아직 주도적으로 현실의 삶을 살지 않는 아기는 즐거운 일, 만족스러운 일, 쾌락을 주는 일만 좇아도 됩니다. 그러나 초등학생만 되어도 하기 싫은 일, 불편한 일, 고통스러운 일을 해내야 합니다. 그것을 현실 원칙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일상은 현실 원칙에 속하는 85%의 일거리와, 쾌락 원칙에 속하는 15%의 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적 삶을 돌보는 능력 등은 반드시 배워야 하는 소중한 삶의 기능입니다.” - 『천개의 공감』 중에서
우리가 살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현실 원칙에 속하는 일이 85%라니, 게다가 정말로 기쁘고 재미있는 일들은 15%뿐이라니,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매일 지구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상실의 고통과 슬픔을 겪는 가운데,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무려 15%나 되는 행복과 쾌락’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눈부신 축복인가. 삶의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용량을 지닌 사람이라면, 기쁨의 ‘의미‘를 느끼는 능력은 15%를 넘어 99.9%까지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 혹독한 세상에서, 당신이 이 아름다운 책들을 통해 위로와 공감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따스한 봄이 되기를.
정여울|작가.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저자. KBS <정여울의 도서관> 및 EBS <클래스e>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