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을 통해 읽는 『육조단경』|6월 화요 열린 강좌

2025-06-26

맥락을 통해 읽는 『육조단경』

 『인문학 독자를 위한 육조단경』 

 

김선우

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김호귀 지음, 불광출판사 刊,  2025년


‘일상에서의 깨달음’에 걸맞은 설명과 선종의 특징과 역사도 함께 다뤄 

불교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책

『인문학 독자를 위한 육조단경』은 불자는 물론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육조단경』이 전하는 ‘일상에서의 깨달음’이라는 내용에 접근하기 수월하도록 해설하고, 나아가 선종(禪宗)의 특징과 역사도 함께 다루어 불교에 대한 안목을 한층 넓히고자 하는 목적에서 작성된 글이다. 이 책은 『육조단경』을 둘러싼 형성 과정과 구성, 중국 선종의 역사 등을 함께 검토해 폭넓은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육조단경』이 담고 있는 핵심 내용에 접근하도록 돕는 안내서의 역할을 지향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맥락들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검토해 불교사(史)에서 『육조단경』이 갖는 특수한 면모를 부각하고 의미화한다.

어떠한 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존재한다. 제목의 의미를 곱씹어보거나 목차와 같은 구성 방식을 분석해볼 수 있다. 또는 그 책이 어떠한 맥락하에서 형성되었는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수도 있다. 저자는 『육조단경』 제목의 의미, 구성, 서술 전략, 판본, 명칭의 종류 등을 면밀히 설명하고, 중국 선종의 기원과 전개, 유교적 가치에 대한 불교적 인식, 선어록(禪語錄) 출현과 성행의 이유,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육조단경』을 중시한 까닭 등 『육조단경』이 만들어진 당시와 그 이후까지 여러 맥락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거기에 담긴 심오한 의미를 현재화한다.

먼저 이 책은 『육조단경』 제목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으로 접근의 용이성을 꾀한다. 『육조단경』은 중국 선종 제6조인 혜능(慧能, 638~713)이 보림사(寶林寺)에서 37년 동안 펼친 설법과 문답 등을 그의 제자 법해(法海)가 기록한 어록이다. 저자에 따르면, 『육조단경(六祖壇經)』이라는 제목은 “중국 선종의 역사에서 달마로부터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제6대 조사라는 뜻”의 ‘육조(六祖)’, “혜능이 수계법회를 했던 계단(戒壇)”을 의미하는 ‘단(壇)’, “부처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진 ‘경장(經藏)’”을 뜻하는 ‘경(經)’이라는 글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조사(祖師)의 어록인 『육조단경』에 ‘경’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이를 당시 중국 선종에서 조사의 권위가 높아지면서 조사의 어록이 갖는 권위도 높아지는 분위기 속에서 “혜능의 어록은 자연스럽게 부처님의 설법을 담은 ‘경’과 대등한 것으로 인식”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중국 선종의 한 분파로 혜능이 중심이 되었던 남종선(南宗禪)의 정통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장치”로 ‘경’이 활용된 맥락도 덧붙이는데, 이는 인문학적 시각을 지향하는 이 책의 특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점이다.

저자는 『육조단경』을 “처음으로 접한 사람이라면 혜능에 대해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고 언급하며, 부록에 해당하는 『육조대사연기외기(六祖大師緣起外記)』의 내용을 검토한다. 그리고 “혜능을 시골 무지렁이로 기록한 것은 제자들이 스승에게 의도적으로 씌운 프레임”이었다고 지적하며, ‘경’이라는 명칭이 부여된 연유와 동일한 맥락에서 “남종의 정통성을 공고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설한다.

이렇듯 이 책은 당시 상황과 『육조단경』의 본문을 함께 고려해 『육조단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그 전략을 제시해, 『육조단경』의 일관된 주제인 ‘자성(自性)’의 의미를 가늠하게 한다.

6월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김호귀 선생을 초청해 선종의 역사, 본래성불(本來成佛) 사상, ‘경(經)’의 의미 등 『육조단경』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맥락과 본문의 구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 들었다. 이를 통해 『육조단경』이 전하고자 하는 가르침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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