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 셴펜 후캄이 들려주는 ‘죽음 너머의 길’|죽음이란 무엇인가

라마 셴펜 후캄이 들려주는 

‘죽음 너머의 길’



죽음은 막연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거의 언제나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모두 죽음 앞에 이르고서야, 삶이 무엇인지 또는 무엇이었는지, 삶의 모든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곤 한다. 그러나 불교가 무상과 죽음을 연결해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독실한 불교도들조차 갑자기 죽음에 직면하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해하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부처님께서 가정과 가족을 뒤로하시고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을 찾도록 이끈 것은 죽음에 대한 생각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죽음에 의해서조차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구하고자 했다. 그래서 불교는 전체가 죽음과 죽음을 초월하는 길에 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처님은 오래전에 죽은 현자가 아니라 ‘깨달은 분’이다. 우리들은 삶에 대해 깨닫지 못한 반면 부처님은 깊고 영원한 실재를 깨달은 분이시다. 부처님은 그곳을 “열반”이라고 하셨다. 열반은 평화, 고통의 끝, 마음의 해방 등을 가리킨다. 열반은 ‘태어나지 않음’ 또는 ‘불사’라고도 불린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여정은 하나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단순히 죽음을 괴로워한다면, 우리는 왜 태어나는가? 부처님께서는 태어남과 죽음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셨다. 깨달음이라고도 불리는 이 자각은 잠에서 깨어나 우리가 꾼 꿈이 실제 상황이라고 깨닫는 것과 유사하다.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실재의 본성을 오해하는 한, 우리는 윤회하면서 태어남과 죽음을 반복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꿈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과 같으며 그렇게 되면 우리의 다음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윤회라고 부르는 그런 상태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은 윤회의 혼돈으로부터 벗어나서 열반의 빛과 자유를 향해 가는 방법을 발견하셨다. 그 길이 법, 곧 다르마이다. 법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심오한 이해의 수준으로 침투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길들이는 것을 포함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가 노력해야 할 목표에 대한 영감이나 희망, 그것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신다. 하지만 죽음을 넘어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다르마를 따르는 것은 우리를 윤회의 함정에 빠뜨린 사고와 행동의 관습에 대항하는 길고도 힘든 분투를 수반한다.

열반을 향한 깨달음의 목표, 그곳에 이르는 법의 길, 그 길을 보여주는 승가, 이 세가지는 불교도들에게 삶과 죽음을 향한 희망과 의미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세 가지를 우리는 우리들을 보호하는 확실하고 지속적인 원천으로 여기고, 그곳으로 가는 위안처로 삼아야 한다. 위안처로 가는 길은, 불교 전통의 가장 근본적인 수행인데, 우리가 그것을 전통적으로 이해하듯이, 수행의 궁극적인 희망으로서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를 제공한다.

불교는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모든 것이 덧없고 죽음과 함께 끝난다고 가르치므로, 우리는 집착을 버리고 영원한 가치를 찾아야 한다.

태어남과 죽음을 초월한 어떤 깨달음이 있다고 우리가 가정한다면,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영감과 기쁨은 성찰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데, 성찰은 무가치한 것에의 집착으로부터 사유를 벗어나도록 하며, 궁극적으로 실재하고 영원한 가치를 향해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그것이 부처님께서 발견하셨던, 고통을 넘어서 즐겁고 의미 있고 고난을 초월하는 우리의 진정한 본성이며,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자연스럽게 해방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 발견하신 길은 현세의 삶뿐만 아니라 내세의 삶도, 거기에 자신만 아니라 모든 존재를 위해 고통을 끝낼 확실한 길이라고 여겨진다. 여기서 내가 말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이것을 증명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엇을 더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피상적인 생각에 혼란스러워하기보다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우리들 자신을 위해 무엇이 진정으로 실재하는지를 먼저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번역, 정리|YO크리에이티브


● 이 글은 라마 셴펜 후캄 스님(Lama Shenpen Hookham)이 『라이언스 로어』(https://www. lionsroar.com/a-path-beyond-death/)에 「A Path Beyond Death」라는 제목으로 실은 내용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 원래 라마는 산스크리트어로 guru, 즉 스승을 가리킨다. 승려 중에서 전생을 기억할 정도로 수행력이 뛰어난 대덕고승을 가리킨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스님을 일컬어 라마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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