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우울증을
어떻게 이해하나
전현수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인과의 법칙에 따라 무엇이 우울증을 생겨나게 했는지를 알아서
그에 맞는 조치 취해야
일반적으로 우울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신의학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울증의 필수적인 증상은 최소 2주 동안의 우울한 기분 또는 대부분의 활동에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이다. 이러한 필수 증상 외에 식욕 및 체중의 변화,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피로감, 무가치감이나 죄책감, 사고력 및 집중력 감소, 자살 사고 또는 시도 중에서 네 가지 이상의 증상이 최소한 2주 이상 나타나야 한다.
이러한 우울증을 초기 불교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초기 불교적 이해의 기반 위에서 우울증을 어떻게 치유하는지를 알아보겠다. 불교에서는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세상의 모든 현상은 인과의 법칙에 따라 일어난 것이라고 본다. 우울증에 대해서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무엇이 우울증을 생겨나게 했는지를 알아서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만 우울증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우울증의 불교적 이해 위해서는
정신이 어떤 것인지 알고 정신과 물질과의 관계도 알아야
우울증은 우리의 정신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물론 정신에 의해 신체적인 현상도 동반한다. 우울증의 불교적 이해를 위해서는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정신과 물질과의 관계도 알아야 한다.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보겠다. 매 순간 우리에게는 정신이 일어난다. 정신은 마음과 마음의 작용과 기능을 하는 마음부수로 이루어져 있다. 마음은 유익한 마음과 해로운 마음이 있다. 유익한 마음은 간단히 말해 욕심, 화, 어리석음이 없거나 현명한 주의가 있는 마음이다. 해로운 마음은 간단히 말해 욕심, 화, 어리석음이 있거나 어리석은 주의가 있는 마음이다. 현명한 주의는 눈, 귀, 코, 혀, 몸, 정신으로 대상을 접할 때 궁극적인 물질이나 궁극적인 정신(마음과 마음부수)으로 보거나 그것의 속성인 무상, 고, 무아, 깨끗하지 못함으로 보는 것이다. 어리석은 주위는 지혜로운 주의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유익한 마음은 유익한 정신 인식 과정을 일으키고 정신 인식 과정의 속행에 아름다운 마음부수가 있고 해로운 마음은 해로운 정신 인식 과정을 일으키고 속행에 해로운 마음부수가 있다. 속행의 마음은 우리에게 세 가지로 영향을 준다. 첫째, 마음이 물질을 만들어낸다. 유익한 마음은 좋은 물질을 만들고, 해로운 마음은 좋지 않은 물질을 만든다. 둘째, 우리 정신에 영향을 준다. 셋째, 유익한 마음은 좋은 과보를 가져오고 해로운 마음은 좋지 않은 과보를 가져온다.
불교에서는 느낌과 감정 역시 조건이 형성되면 생겨난다고 본다. 보통 우리는 슬프거나 화가 날 때 스스로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슬픈 조건이 있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기쁨도 마찬가지다.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감정이나 태도, 행동이 일어난다. 정확하게 보고 일어난 현상에 적절히 작용을 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그와 동떨어진 작용을 해서는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초기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우울은 해로운 마음 중에서 성냄이 있는 마음
초기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우울은 해로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해로운 마음 중에서 성냄이 있는 마음이다. 성냄의 마음은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데도, 그것을 부인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화를 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로운 마음에 공통되는 네 가지 마음부수인 어리석음, 부끄러움 없음, 두려움 없음, 들뜸이 있다. 우울에는 괴로운 느낌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 자체는 성냄의 마음부수 중 성냄에 해당된다. 성냄의 마음부수에는 다른 세 가지가 있다. 인색, 후회, 질투다. 보통 우울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우울해진다. 비교의 결과 질투가 있으면 질투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한 상태에서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지 않으려고 하면 인색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한 사람에게는 후회가 많은데 그러면 후회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의 발생에 탐욕의 마음이 작용하면 탐욕의 마음부수인 탐욕, 사견, 자만이 작용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우울에 탐욕이 있다. 우울에 뭔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작용하면 사견이 있을 수 있다. 남과 비교해서 자만심이 발동해 그것 때문에 우울하다면 자만의 마음부수가 작용한 것이다. 어리석음이 우울의 발생에 관계가 된다면 그리고 이때 의심이 있다면 어리석음의 마음부수인 의심이 있다. 이렇듯 불교의 눈으로 본 우울은 괴로운 느낌의 마음부수와 어리석음, 부끄러움 없음, 두려움 없음, 들뜸, 성냄의 마음부수가 분명히 있고 질투, 인색, 후회, 탐욕, 사견, 자만, 해태, 혼침, 의심의 마음부수가 있을 수 있는 상태이다.
우울을 바르게 보아 지금 내 삶이
실제의 삶과 내가 바라는 삶으로 나누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내가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비추어 봤을 때 우울한 사람에게는 대개 두 개의 삶이 있다. 하나는 실제로 자신에게 진행되는 삶이다. 또 하나는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이다. 이 두 가지 삶이 갖는 차이의 크기만큼 사람은 우울해진다. 잘 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면 자신에게 화가 나고 그것과 관계된 주위 사람에게 화가 나고,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싫어진다. 실제의 삶은 인과의 법칙에 따라 진행되고, 우리에게는 그런 삶밖에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다른 삶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우울을 바르게 보아서 지금 내 삶이 실제의 삶과 내가 바라는 삶으로 나누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날 때는 항상 두 가지를 해야 한다. 먼저 일어난 일에 건강하게 반응을 해야 하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때 건강한 반응이란 어떤 일이든 그 일이 일어날 만한 조건이 있었기에 그렇게 되었음을 알고 그 일을 통해 새롭게 뭔가를 배우는 자세이다.
우울할 때 거기에 해로운 마음이 작용해서 우울한 상황이 더 악화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반응이 또 다른 새로운 결과를 가져온다. 절대로 자신을 자책하거나 주위 사람들을 질타하면 안 된다. 조건을 바꿔서 변화를 불러오도록 하는 것이 우울에서 벗어나는 올바른 노력이다.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현재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우울에서 벗어나는 법을 보겠다. 우울한 이유는 우리 마음이 우울을 가져오는 대상에 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현재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에 집중하는 마음은 유익한 마음이다. 명상도 정신 건강을 지키고 우울을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핵심은 현재 대상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명상의 대상은 호흡이 될 수도 있고 걷는 동작이나 지금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살아가는 데는 많은 힘이 필요한데 우울증은 정신적인 에너지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서 살아갈 힘이 부족하다. 이럴 때 우울증 약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약은 올바른 노력을 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다. 올바른 노력의 결과로 상태가 나아지면 그만큼 약을 줄일 수 있고 약을 줄이더라도 좋은 상태가 지속된다.
우울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자살 위험성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아주 안 좋다고 여길 때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 있다. 자살을 해결책으로 생각하면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질 수 있다. 최선의 방법은 지금 안 좋은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상황이 호전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것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힘든 상황에 있다. 그런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상황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한데 입원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해서 약물치료를 받고 또 환경에 변화를 주면 여러 가지 조건이 바뀌어서 죽고 싶은 마음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끝으로 우울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가족이나 친구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그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시각이 아니라 가능하면 본인이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좋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의 상황, 그가 느끼는 힘듦을 같이 느껴보려는 마음이 굉장히 중요하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좋은 마음이지만, 우울한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가 어떤 상태인지 경험해보지 않고서 자기만의 생각으로 접근하면 상황에 맞지 않는 방법을 권하게 될 수도 있다. 우울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자기를 이해해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자기를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고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저 함께 있어주면서 우울한 사람을 관찰한 뒤에 명백하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일을 하면 된다. 우울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는 직접 물어봐서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해주면 된다.
전현수|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수련을 받고 전문의가 되었다. 한양대 의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경정신과 2년 차 때 불교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1990년에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개원한 이래 수행을 위해 모두 두 차례 병원 문을 닫기도 했다. 저서로 『정신과 의사의 체험으로 보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전현수 박사의 불교정신치료 강의』,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불교 사용 설명서』 등이 있다.
불교는 우울증을
어떻게 이해하나
전현수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인과의 법칙에 따라 무엇이 우울증을 생겨나게 했는지를 알아서
그에 맞는 조치 취해야
일반적으로 우울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신의학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울증의 필수적인 증상은 최소 2주 동안의 우울한 기분 또는 대부분의 활동에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이다. 이러한 필수 증상 외에 식욕 및 체중의 변화,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피로감, 무가치감이나 죄책감, 사고력 및 집중력 감소, 자살 사고 또는 시도 중에서 네 가지 이상의 증상이 최소한 2주 이상 나타나야 한다.
이러한 우울증을 초기 불교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초기 불교적 이해의 기반 위에서 우울증을 어떻게 치유하는지를 알아보겠다. 불교에서는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세상의 모든 현상은 인과의 법칙에 따라 일어난 것이라고 본다. 우울증에 대해서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무엇이 우울증을 생겨나게 했는지를 알아서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만 우울증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우울증의 불교적 이해 위해서는
정신이 어떤 것인지 알고 정신과 물질과의 관계도 알아야
우울증은 우리의 정신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물론 정신에 의해 신체적인 현상도 동반한다. 우울증의 불교적 이해를 위해서는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정신과 물질과의 관계도 알아야 한다.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보겠다. 매 순간 우리에게는 정신이 일어난다. 정신은 마음과 마음의 작용과 기능을 하는 마음부수로 이루어져 있다. 마음은 유익한 마음과 해로운 마음이 있다. 유익한 마음은 간단히 말해 욕심, 화, 어리석음이 없거나 현명한 주의가 있는 마음이다. 해로운 마음은 간단히 말해 욕심, 화, 어리석음이 있거나 어리석은 주의가 있는 마음이다. 현명한 주의는 눈, 귀, 코, 혀, 몸, 정신으로 대상을 접할 때 궁극적인 물질이나 궁극적인 정신(마음과 마음부수)으로 보거나 그것의 속성인 무상, 고, 무아, 깨끗하지 못함으로 보는 것이다. 어리석은 주위는 지혜로운 주의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유익한 마음은 유익한 정신 인식 과정을 일으키고 정신 인식 과정의 속행에 아름다운 마음부수가 있고 해로운 마음은 해로운 정신 인식 과정을 일으키고 속행에 해로운 마음부수가 있다. 속행의 마음은 우리에게 세 가지로 영향을 준다. 첫째, 마음이 물질을 만들어낸다. 유익한 마음은 좋은 물질을 만들고, 해로운 마음은 좋지 않은 물질을 만든다. 둘째, 우리 정신에 영향을 준다. 셋째, 유익한 마음은 좋은 과보를 가져오고 해로운 마음은 좋지 않은 과보를 가져온다.
불교에서는 느낌과 감정 역시 조건이 형성되면 생겨난다고 본다. 보통 우리는 슬프거나 화가 날 때 스스로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슬픈 조건이 있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기쁨도 마찬가지다.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감정이나 태도, 행동이 일어난다. 정확하게 보고 일어난 현상에 적절히 작용을 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그와 동떨어진 작용을 해서는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초기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우울은 해로운 마음 중에서 성냄이 있는 마음
초기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우울은 해로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다. 해로운 마음 중에서 성냄이 있는 마음이다. 성냄의 마음은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데도, 그것을 부인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화를 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로운 마음에 공통되는 네 가지 마음부수인 어리석음, 부끄러움 없음, 두려움 없음, 들뜸이 있다. 우울에는 괴로운 느낌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 자체는 성냄의 마음부수 중 성냄에 해당된다. 성냄의 마음부수에는 다른 세 가지가 있다. 인색, 후회, 질투다. 보통 우울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우울해진다. 비교의 결과 질투가 있으면 질투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한 상태에서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지 않으려고 하면 인색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한 사람에게는 후회가 많은데 그러면 후회의 마음부수가 있다. 우울의 발생에 탐욕의 마음이 작용하면 탐욕의 마음부수인 탐욕, 사견, 자만이 작용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우울에 탐욕이 있다. 우울에 뭔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작용하면 사견이 있을 수 있다. 남과 비교해서 자만심이 발동해 그것 때문에 우울하다면 자만의 마음부수가 작용한 것이다. 어리석음이 우울의 발생에 관계가 된다면 그리고 이때 의심이 있다면 어리석음의 마음부수인 의심이 있다. 이렇듯 불교의 눈으로 본 우울은 괴로운 느낌의 마음부수와 어리석음, 부끄러움 없음, 두려움 없음, 들뜸, 성냄의 마음부수가 분명히 있고 질투, 인색, 후회, 탐욕, 사견, 자만, 해태, 혼침, 의심의 마음부수가 있을 수 있는 상태이다.
우울을 바르게 보아 지금 내 삶이
실제의 삶과 내가 바라는 삶으로 나누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내가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비추어 봤을 때 우울한 사람에게는 대개 두 개의 삶이 있다. 하나는 실제로 자신에게 진행되는 삶이다. 또 하나는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이다. 이 두 가지 삶이 갖는 차이의 크기만큼 사람은 우울해진다. 잘 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면 자신에게 화가 나고 그것과 관계된 주위 사람에게 화가 나고,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싫어진다. 실제의 삶은 인과의 법칙에 따라 진행되고, 우리에게는 그런 삶밖에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다른 삶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우울을 바르게 보아서 지금 내 삶이 실제의 삶과 내가 바라는 삶으로 나누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날 때는 항상 두 가지를 해야 한다. 먼저 일어난 일에 건강하게 반응을 해야 하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때 건강한 반응이란 어떤 일이든 그 일이 일어날 만한 조건이 있었기에 그렇게 되었음을 알고 그 일을 통해 새롭게 뭔가를 배우는 자세이다.
우울할 때 거기에 해로운 마음이 작용해서 우울한 상황이 더 악화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반응이 또 다른 새로운 결과를 가져온다. 절대로 자신을 자책하거나 주위 사람들을 질타하면 안 된다. 조건을 바꿔서 변화를 불러오도록 하는 것이 우울에서 벗어나는 올바른 노력이다.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현재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우울에서 벗어나는 법을 보겠다. 우울한 이유는 우리 마음이 우울을 가져오는 대상에 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현재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에 집중하는 마음은 유익한 마음이다. 명상도 정신 건강을 지키고 우울을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핵심은 현재 대상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명상의 대상은 호흡이 될 수도 있고 걷는 동작이나 지금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살아가는 데는 많은 힘이 필요한데 우울증은 정신적인 에너지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서 살아갈 힘이 부족하다. 이럴 때 우울증 약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약은 올바른 노력을 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다. 올바른 노력의 결과로 상태가 나아지면 그만큼 약을 줄일 수 있고 약을 줄이더라도 좋은 상태가 지속된다.
우울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자살 위험성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아주 안 좋다고 여길 때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 있다. 자살을 해결책으로 생각하면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질 수 있다. 최선의 방법은 지금 안 좋은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상황이 호전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것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힘든 상황에 있다. 그런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상황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한데 입원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해서 약물치료를 받고 또 환경에 변화를 주면 여러 가지 조건이 바뀌어서 죽고 싶은 마음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끝으로 우울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가족이나 친구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그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시각이 아니라 가능하면 본인이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좋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의 상황, 그가 느끼는 힘듦을 같이 느껴보려는 마음이 굉장히 중요하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좋은 마음이지만, 우울한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가 어떤 상태인지 경험해보지 않고서 자기만의 생각으로 접근하면 상황에 맞지 않는 방법을 권하게 될 수도 있다. 우울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자기를 이해해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자기를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고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저 함께 있어주면서 우울한 사람을 관찰한 뒤에 명백하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일을 하면 된다. 우울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는 직접 물어봐서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해주면 된다.
전현수|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수련을 받고 전문의가 되었다. 한양대 의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경정신과 2년 차 때 불교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1990년에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개원한 이래 수행을 위해 모두 두 차례 병원 문을 닫기도 했다. 저서로 『정신과 의사의 체험으로 보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전현수 박사의 불교정신치료 강의』,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불교 사용 설명서』 등이 있다.